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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만세/일상기록

퇴사 그 이후 :: 브라더후드 키친, 아우어 커피(OUR 커피)

 

 퇴사하는 날 첫 글을 게시하고 난 후 일주일이 흘렀다.

그 이후 새로 옮긴 집에서 짐 정리도 하고, 새로 주문한 가구도 들이고 꼬박 일주일을 청소로 하얗게 불태웠다.

 

짐이 가득 쌓인 상태로 앉아있노라면 몸이 근질거려서 가만히 둘 수가 없다.. (음주 후 주사도 화장실 청소인 1人)

 

자취하는 자취생 짐이 뭐가 그렇게 많겠냐 하겠지만,

20살 때부터 나와서 자취생활 한 짐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웬만한 신혼부부 가구만큼 짐이 있는 것 같다.

새집으로 이사 오기 전 짐 싸면서도 1차 짐 정리를 했지만, 새집에서 다시 짐을 풀면서 2차 짐 정리를 한번 더했다.

말이 짐 정리지 최근 두 달간 안 쓴 프로 짐꾼러 물건 버리기였다.

그래도 요즘은 미니멀 라이프~미니멀 라이프~~ 하기도 하고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면서 짐이 많이 줄었다.

짐은 딱 필요한 최소한의 만큼만 있으면 불편한 없이 살아지긴 하더라!

 

 

 오늘은 신논현역 근처 피부과 예약 시간 전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친절하게 가는 길과 예약시간을 문자로 보내주는 요즘 병원.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이지만, 지독한 길치 방향치인 나로서는

발달한 현대 문명시대에 태어날 수 있어서 너무너무 감사하다.

APP 지도 없이, 오로지 종이 지도만 보고 다녔다면 나는 아마 하루 종일 길 잃고 다니지 않았을까 ^^

 

가야 하는 곳을 알고 있음에도 길을 헤매다 우여곡절 끝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아 TT.. 쓰앵님.. 서울과 대구의 지하철은 너무나 달라요..

 

(좌)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 (우) 대구의 지하철 노선도

 

마치 가나다라 배우다가 완벽한 한글 문장을 구사해야 하는 느낌이랄까요? 

(대구는 단 3개의 호선 밖에 없다, 지독한 길치에 방향치인 뭉또는 대구 지하철도 매번 길을 잃었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장소는 신논현역 4번 출구 앞! 

분명히 먼저 도착한 친구가 4번 출구 앞에 서있다고 했는데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했더니,

누가 내 친구 아니랄까 봐 5번 출구로 잘못 나가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서 멀리서 올라오는 친구를 놀리면서 웃고 있었는데 대뜸 친구가 꽃을 내밀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치마 입고 같이 뛰던 여성스러움이라곤 서로 없다고 생각하는 부 X친구인데,

그런 친구가 점심 약속에 갑자기 꽃 선물을 해서 순간 멍하게 서있었다 (뭉또둥절..ㅇㅅㅇ..)

날도 좋고 꽃이 너무 예뻐서 사 왔다고 한다.

칙칙한 내 얼굴에 선물 받은 화사+핑크 핑크 장미에 길을 걸으면서 조금 낯 뜨겁고

나 스스로가 오글거렸지만 기분은 좋았다.

누군가에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소소한 행보.ㄱ... 뭐 그런..^: ㅎ r;

오글거려서 상세 설명은 접어야겠다.

나를 너무나 잘 아는 친구이기에 나의 고마움이 텔레파시로 전달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의 점심 장소는 신논현역 근처 브라더후드 키친!

 

브라더후드 키친

(BOTHERHOOD)

☎ : 02-539-1230

Time : OPEN 매일 12:00~22:00 (Last Oder 21:00)

주소 : 서울 강남구 역삼동 810-13 2층, 3층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길 22 2층, 3층)

 

 

 

신논현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보인다.

강남역 근처 미국 가정식을 파는 일명 '강남역 미국집'

매장에 들어서서 편하게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았다.

 

매장 분위기는 뭔가 옛날 미국 영화에서 보던 카우보이 아저씨가 앉아서 갓 따른 맥주를

원샷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아주 주관적인 표현이며, 절대 맥주가 마시고 싶었던 건 아니다.)

 

우리는 둘이서 MAIN DISH인 허니버터 내쉬빌 핫치킨과,

PASTA의 치즈 마운틴 파스타를 시켰다.

처음 가는 음식점엔 시그니처 메뉴지 하면서 메뉴판에  Best메뉴로 있던 파스타 하나와 우리 선택 하나로 픽했다.

자리에서 손을 들면  홀 매니저가 주문을 받으러 오고, 계산은 후불.

 

도란도란 수다 떠는 와중 발견한 자리 옆면

자리마다 각기 다른 메뉴의 음식 먹는 방법이 그림으로 붙어져 있었다.

 

그때 먼저 나온 메인 음식인 허니버터 내쉬빌 핫치킨 (18,900원)

브라운후드 메인 디쉬 _허니버터 내쉬빌 핫치킨

 

뭔가 신기한 조합의 등장이었다.

와플에, 빨간 치킨에 생크림에 와플 시럽..? 

메뉴판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 메뉴는 미국 내쉬빌 스타일의 매콤한 핫치킨 위에

허니버터 크림을 듬뿍 얹은 치킨 와플이라 한다.

미국 가정식은 태어나 처음이라 슥삭슥삭 잘라서 한입 넣어봤다.

 

.......................................?

 

처음 맛은 뭔가 표현하기 힘든 맛이었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음식 맛에 내 혀가 놀랐다.

콧구멍을 벌렁 거리면서 앞을 봤더니 친구도 똑같은 표정으로 음미 중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도 자기가 생각한 허니버터 칩의 그런 허니버터맛이 아니었나 보다 ^^

뭐랄까, 생크림인데 시큼하고 또 달면서 약간의 멕시코 특유의 시큼한 맛 같은..

그랬다. 그냥 개인의 입맛의 차이라 하자.

 

친구랑 크림은 옆에 빼놓고 치킨이랑 와플만 먹었다ㅎㅎ

치킨은 매콤하니 맛있었다!

 

두 번째 나온 치즈 마운틴 파스타 (16,000원)

브라더후드 키친 메뉴판 발췌 : 슬라이스 체다 치즈가 파격적으로 올라간 칠리 미트 스파게티

브라운후드 파스타_ 치즈 마운틴 파스타

 비주얼이 아주 합격이다. (치즈라면 대 환장한다)

부푼 기대를 머금고 치즈랑 파스타를 쉐킥쉐킷쉨키키하고 한입 떠먹었다.

맛있다!!! 치즈 is 뭔들 ~ 유제품 만만쉐 ~치즈느님 만만세!

치즈랑 갓 삶은 파스타면이 만나서 치즈가 알맞게 녹아 파스타랑 조화를 이루었다.

 

다행이다! 그래도 하나는 건졌다 싶었다.

2개 메뉴다 다 먹고 나오지는 못했다.

그리곤 나오면서 얘기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 한국인!

28년 인생 뼛속까지 한국 가정식에 길들여져서 그럴 뿐이다!

맛 알못이라 잠시 미국 가정식 맛에 놀랐던 것일 뿐이다! 

미국에 못 가봤기 때문이다! 하고 웃으면서 느끼한 속을 가라앉혀줄 카페로 향했다.

 

 

후식은 브라더후드 키친에서 몇 발자국만 더 가면 나오는  아우어 커피(OUR COFFEE) 강남점

아우어 커피

(OUR COFFEE)

☎ : 02-501-2745

Time : OPEN 매일 12:00~22:00 

주소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길 20 2층 (역삼동 810-142층)

 

느끼한 속을 달래기 위해 아이스커피 두 잔과 유명한 더티 초코를 시켰다.

여느 카페처럼 주문을 하고 주문 벨이 울리면 앉은자리로 가져오면 된다.

Ah 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면 가득 찼던 내 위가 0에 수렴하는 느낌 ~ 초코 페스츄리 냄새 향긋~

빵을 좋아한다면 아우어 커피에 꼭 들려보자!

+ 나는 다음에 들려서 꼭 내 최애인 빨미까레를 먹고 올 것이다.

 

아쉽지만 병원 예약시간이 다되어서 친구와 수다를 끝내고, 피부과에 들렸다가 얼굴에 레이저 50방을 쏘고 왔다.

상담만 받으려고 했는데 현란한 말솜씨에 내 귀는 매료되어버렸지.

 

그러고 2주간 화장도 못하고 집콕했다는 슬픈 전설의 뭉또 이야기 (주르륵 ㅠ)